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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쓰는 이야기

치코와 리타 : 쿠바, 재즈 그리고



벼르고 벼르다가 조조로 예매하고선 아무 생각없이 보러가서 눈물 콧물 짜고 나오게 만들었던 영화. 
(개인적으로 그랬다는 거다. 슬퍼서 눈물 쏙 빼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먼저 예고편 선감상.



2011년도 8월에 열렸던 제 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
'음악'과 '영화'라는 모든 이들의 가장 보편적인 취미이자 마니아 층도 넉넉히 가지고 있는 분야를 하나로 묶었다는 의미에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한국에 난무하는 '축제' 혹은 '영화제' 속에서 하나의 큰 흐름이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내가 실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자원활동가 혹은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정작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이 바로 이 치코와 리타(Chico&Rita).

일단 감독 페르난도 트루에바와 유명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하비에르 마리스칼은 차치하고, 라틴 재즈 피아니스트의 거장인 베보 발데스라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 영화는 충분히 매력을 뽐내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멈추지 않는 비밥과 라틴 재즈, 그리고 매력적인 보컬은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귀까지 완전 완전하게 호강하는 느낌을 주었다.

우연하게 만난 피아니스트 치코와 보컬리스트 리타 (사실 보기 전에는 왜 그런지 몰라도 당연히 여자가 치코일 줄 알았다.... 어줍잖은 일본어 실력의 영향인건가...-_-)





<치코가 리타에게 처음 반하게 된 노래 - '베사메무쵸-나에게 키스해줘요'>

음악과 일러스트를 빼고서라도 얽매이고 꼬이지만 한결같은 그들의 러브 스토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음악으로 아름답게 소통하는 두 사람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마음 아픈 일들, 그리고 40년의 기다림으로 다시 한 번 만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워서 그 작은 상영관에 아침부터 여자 셋이 앉아서 서로 눈치보면서 코를 훌쩍훌쩍.




<치코와 리타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노래 '나만의 향기'>


눈물 닦고 코 훔치고 상영관을 나서면서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로망이 더 커졌다는 점 빼고는 모두 대 만족이었다! DVD와 OST를 필히 구매하겠다고 다짐다짐하면서!

재즈와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환상이 있으신 분, 육감적인 라틴 아메리카노들에 대한 환상이 있으신 분, 끈적한 재즈 보컬에 환장하시는 분, 애절한 사랑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을 포함한 모든 일반인이 많이 많이 보았으면 좋겠는 영화! :)



+) 서울이 지방에 비해 물론 예술영화나 인디영화, 소규모 개봉관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시간 맞춰서 이 영화 찾기가 쉽지 않았다.(그래서 내가 좀 좋아하는 대학로 CGV 무비꼴라주, 사람도 없고 관도 작아서 어디 앉아도 스크린과 사운드가 좋다.) 제발 롱런했으면 좋겠다는 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