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글을 쓰고 싶고, 사진도 올리고 싶고 했지만 2월 달에 어쩌다보니
오른손 엄지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고 T_T ....
그러다보니 가열차게 작성하고 있던 스타벅스 데일리 다이어리도 어느 순간 중단...
그래, 역시 새해엔 작심 삼개월이 정석이란다! 다이어리는 원래 3월달까지만 빽빽한거야!!!
..라고 위로를 해보아도 왠지 이젠 내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만 같은 스물 여섯인지라...흑.
아무튼 근래에 자꾸만 맴도는 생각이 있어서.
나는 정리 정돈 -즉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싹 다 분리수거해서 버리고, 자주 쓰는 것들만 손이 닿는 범위 내에 올려놓는 일련의 행위들- 에 썩 재주가 없다.
이거는 우리 엄마가 제일 잘 안다. 오늘 내가 눈을 뜰 때 제일 먼저 들었던 말도
아버지가 내 방문을 여시며, '다 큰 처녀 방이....에휴...'였으니 뭐,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정리를 잘 못한다는 사실은 자명한 것일테지.
사실 완전 어릴 때부터 정리 정돈을 못하거나 안한 건 아니었다. 떠오르는 기억에는 초등학교 때만 해도 부모님이 부부동반 모임에 가셨다가 돌아오시는 길에 전화 한 통 걸어, '곧 아저씨, 아주머니 모시고 갈테니까 알고 있어~'라고만 하셔도 쌍둥이 동생과 나는 난리 부르스였다.
"엄마!!엄마!!! 안돼, 집안 꼴이 엉망이야- 우리가 지금 급하게 청소할테니까 밖에서 차 한 잔 드시고 와~~ 응응응?" 이라고 대외적으로 컴해놓고나서는 둘이서 '나는 여기, 너는 저기'로 나누어 쓱싹 쓱싹 먼지를 털고, 나중에는 화장실 청소까지 한 후에 침대 이불 정리와 쇼파 쿠션 정리로 마무리..... 할 정도로 유난을 피웠었으니까.
설마 그 때의 기억들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서 주말에 손님이 온다고 하면 괜히 청소해야 할 거 같아서 부담스럽고 그런건가.....ㄱ- (물론 당연한 거겠지만!)
아무튼, 어느 순간 나는 '쓸 모 없는 물건이란 것은 없다!'라는 모토를 마음 속에 새기게 되며, 아마도 중학교에 올라간 이후 잡동사니들도 바리바리 싸짊어지게 된다. 왜 그렇게 변했는지는 모르겠다.
대학교에 들어간 다음에는 어머니께서 '청소를 해야지 뇌도 같이 구석구석 청소가 되는거다. 너가 정리를 잘 못하고 온갖 것들을 싸짊어지고 있으니까 뇌가 깨끗하게 정리가 안되고, 복잡해지는거다.'라는 일종의 대단한 인지심리과학을 통해 '청소&정리정돈 스킬 = 뇌 디스크 모음 스킬'이라는 대단한 이론을 창출해 내셨고, 그에 따르면 나는 엄청나게 비효율적으로 뇌를 쓰고 있다는 말씀.
이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던 거 같다. 동네 친구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던 나의 인간관계가 중학교를 지나면서 점점 영역이 확장되었고, 외고나 다른 동네로 전학가게 된 친구들 덕분에 고등학교 때에는 그 범위가 더더 넓어지게 되었다. 자주 만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주 연락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 사람들을 다 끊어내거나 정리하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그냥 어쩌다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까진 아니어도 즐거운 추억을 나에게 안겨줄 수 있는 존재라면 정리고 뭐고 끊어내기고 뭐고 그냥 다 쟁여두는 거다. 그래서 현재 내 카톡 친구는 약 490명 정도...라는 걸 자랑하려는 건 아니었고. 다만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어떤 사람을 지우고, 정리하고, 다시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게 치운다'는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어머니의 인지과학이론에 따르자면, 난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옛 사랑들도 깨끗하게 치우지 못하고 미적지근한 흔적들로, 때로는 그리운 추억들로 계속 마음 속에, 머릿 속에 추억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 관계도 때로는 정리가 필요한데, 일단 방부터 치우고 생각해보는게 정말 맞는 걸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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